프롤로그 : 밤하늘에 빛나는 별들처럼

고흐의 작품 중에 ‘별이 빛나는 밤’이 있습니다. 밤하늘을 장식한 수많은 별들이 회오리를 틀며 반짝이는 매혹적인 그림이지요. 만약 별이 없는 밤하늘을 상상한다면 삭막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별들처럼, 우리의 마음을 더욱 풍요롭게 만드는 것은 예술가라는 별들일 겁니다. 우리에게 아름다운 예술의 별들은 소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음악의 하늘을 영롱하게 수놓은 악성(樂聖)이 보이십니까? 영화의 하늘에 화려하게 번쩍이는 스타가 보이시나요? 그렇다면 혹시 무용의 하늘을 찬란하게 빛내는 아름다운 남성 무용가도 보이시나요?

저는 오래전부터 무용의 밤하늘을 장식하는 남성 무용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상상을 하곤 했습니다. 먼저 바슬라브 니진스키가 춤의 신으로서 혼을 빼놓고, 지리 킬리안이 세련된 안무로 아찔하게 만든 다음, 매튜 본이 남성 백조로 깜짝 놀라게 하고, 마하일 바리시니코프가 멋진 춤으로 가슴 설레게 하고, 루이 14세가 위엄 있고 호화찬란한 왕의 춤으로 등장하는... 그런 상상을 합니다. 그저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를 만한데요, 그 별들을 지난 몇 해 동안 탐닉하듯 연구하여 이제는 한 권의 책 안에서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여기 무용사에 빛나는, 아니 무용사를 일구어낸 위대한 12명의 남성 무용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들은 진정 무용 애호가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는 거성(巨星)들입니다.

왕의 춤, 루이14세
시대를 앞서간 위대한 발레 개혁자, 장-조르주 노베르
화려한 낭만발레를 떠받친 진정한 공신, 쥘 페로
고전발레의 아버지, 마리우스 프티파
신의 어릿광대, 바슬라브 니진스키
안무의 모차르트, 조지 발란신
20세기 발레 혁명가, 모리스 베자르
고전에 대한 공격인가 도전적인 재창조인가, 마츠 에크
지독히도 세련되고 정교한 안무, 지리 킬리안
현대 남성 무용수의 전형으로 군림하다, 미하일 바리쉬니코프
발레를 절단내다, 윌리엄 포사이드
대중에게 뛰어든 남성 백조, 매튜 본

이 책에서 다루는 12명의 남성 무용가들은 모두 발레 계열의 거장들이며 그들의 예술가적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무용예술의 흐름을 읽을 수 있습니다. 예술가적 삶이라는 파란만장한 여정 속에서도 빛을 잃지 않는 것이 있다면, 바로 '신이 주는 선물'이라는 뜻을 가진 '재능'입니다. 경외감마저 불러일으키는 찬란한 재능을 가진 남성 무용가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본 저서는 2011년 가을, 북쇼 컴퍼니에서 초판 되었으며 한국간행물 윤리위원회의 추천 도서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완판된 후 찾는 분이 많아 이번에 재판을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교재와 일반 교양서로서 모두 역할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는 만큼, 이 책을 통해 무용예술에 보다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를 마련하시길 바랍니다.


2019년 2월